* 당신, 충분해요?


-충분과 불충분 사이의 광대한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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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타오! 타타오!

어제 천사가 제 귀에 속삭여 준 한마디입니다.

“타타오! 당신, 충분해요?”

전 이런 말 참 좋아해요. 군소리 달리지 않고 생각을 확장하게 만드는 폭발력 있고 인화성 강렬한 한 마디. 나를 사유의 도가니로 풍덩 빠뜨려 버리는 그런 놀라운 소리.

이런 간단 사소해 보이는 한 단어나 문장 속에 광대한 지혜의 들판이 펼쳐지곤 합니다.

자! 사유 들어갑니다. 잘 따라오세요. 따라오기 위해서 우린 먼저 조율부터 해야죠?

깊이 숨 쉬세요.

여기는 문자인문학이며 숨 쉬는 문자 인문학입니다.

어떤 주제를 사유할 때 저는 늘 가장 먼저 하는 짓이 있습니다. 바로 문자부터 풀어보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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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타타오

충분(充分)

충(充)-채우다, 가득 차다, 완전하다-는 뜻입니다.

분(分)-나누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충분은 '자기 분수에 맞도록 가득 차다'-라는 의미가 되겠네요.

이 정도도 훌륭한 사유였으나 뭔가 약간 모자란 감이 있지 않습니까?

긴 뙤약볕의 나날 뒤에 어제 내리신 비가 너무나 기뻤지만 그 정도 양으로는 호미질 한 번만 해봐도 흙 속은 아직 전혀 해갈되지 않았음을 알게 되는 것처럼. 그 정도 사유로는 지식은 될지언정 지혜에 대한 목마름은 해갈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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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해! 난 아직 목마르다고!

한자는 영어처럼 역순으로 해석을 하곤 하니 먼저 나눌 분(分)의 인문학적 접근을 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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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눌 분分-문자인문학

여덟 팔(八) 아래 칼 도(刀)네요. 여덟 팔(八)은 나눌 팔(八)이라고도 합니다.

1~10 사이에서 가장 잘 나눠지는 수가 팔이죠. 8>4>2>1...

나눌 팔(八)은 빼빼로를 툭! 둘로 나눈 모양 같죠?

나누는 행위, 자르는 행위를 위해 만들어진 절묘한 도구가 있으니 바로 칼 도(刀)입니다.

모든 칼은 나누는 게 근본 목적입니다.

두부를 먹기 좋게 나누고 무를 양념 스미기 좋게 자르고 때론 적의 몸뚱이에서 머리를 분리 시키는 데에도 씁니다.

좀 끔찍하지만 할 수 없죠.^^

자! 최초의 나눔으로 달려가 볼까요?

당신의 삶에서 최초의 나눔은 무엇이었습니까?

엄마 몸에서 출산되어 탯줄을 자르며 당신은 개체화되었습니다.

그것은 이 우주에서의 최초의 나눔과 너무도 유사합니다.

신의 몸에서 당신이 분리될 때, 바로 그런 식으로 분리의 자름을 행한 것입니다.

누가 잘랐나요?

저 매정하고 무서운 신이?

아닙니다. 당신 스스로 분리의 꿈을 꾸고자 잘라 낸 것을 잊지 마세요. 당신이 선택했고 신은 그대로 묵묵히 지켜볼 뿐입니다.

커다란 뭉게구름에서 작은 솜털 구름 하나가 분리된 것과 같은 일이 생겼습니다. 저 광대한 바다에서 파도가 건듯 일어나 물방울이 튀어 오른 순간-그것이 바로 지금 당신입니다.

네!

당신은 바다가 꾸고 있는 물방울의 꿈이죠.

저 구름이 꾸는 솜털의 꿈이고요.

신이 꾸고 있는 분리의 꿈을 경험 중입니다. 입에 침을 흘리면서 말이죠.

왜 그런 꿈을 꾸려 했을까요?

더 많은 각도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싶은 욕망 때문이었습니다.

기억하시죠?

마치 셀카봉을 가능한 한 멀리 뻗어 자기 사진을 찍으려는 욕망과 같습니다. 그 셀카가 신의 모습을 아주 선명하게 아름답게 잘 찍어주면 신은, 당신은 기쁩니다. 그게 바로…. 충분(充分)입니다.

충(充)은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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充의 고대문자-문자인문학

사람이 배부른 모습입니다. 비만이 두려운 지금 이 시대에는 배부르다는 말을 좋아하지 않을지 모르나 배부름은 행복의 기본 조건이었죠. 결핍감의 소멸이 배부름입니다.

그런데 이 글자는 자식 자(子)가 출산하는 형상이기도 합니다.

그건 안 보이셨죠?ㅎ

사람은 일단 배불리 먹고 결핍감이 사라지고 나면 자기 보존의 욕망이 채워진 것인데 그다음 원하는 것이 종족 보존입니다.

그래서 자식을 가졌을 때 비로소 충분한 기쁨을 느끼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자식이란 꼭 자기 피를 가진 자식만을 의미하는 게 아닙니다.

자기 지식을 충분히 받아 소화한 제자도 자식입니다.

자기 존재의 에너지가 온전히 실린 작품도 자식입니다.

그런 자식을 씀풍씀풍 낳는 이를 작가라고 합니다.

음, 당신은 무엇을 낳는 작가인가요?

자, 이제 사전 지식은 다 챙겼으니 다시 충분으로 돌아가 봅니다.

당신의 삶, 당신의 오늘 하루, 당신의 지금 이 순간-충분하신가요?

이 말은 당신이 전체로부터 분리되면서 가진 목적을 완수했냐는 질문입니다.

그 목적이 뭐냐고 다시 묻고 싶을 겁니다. 다시 정리해 드릴게요. 깊이 숨 쉴까요?

첫째 목적은 확장된 시야입니다.

두 번째 목적은 확장을 온전히 유지하기 위한 통합입니다.

그걸 쉬운 말로 사랑이라고 하죠.

사랑에 이르는 초고속 라인이 감사고요.

당신이 지금 가진 것을 둘러보세요. 가족과…. 아! 가족! 이 얼마나 크게 가진 것입니까?

그리고 내 몸 굴릴 수 있는 집, 문을 열고 나오면 하늘……. 산뜻한 바람 속에 스민 간밤의 물 향기…

당신은 원래 매일 확장하게 되어 있습니다.

매일 뭔가 경험하니까요. 확장이 자연스러운 것이죠.

그리고 그 확장된 시야를 느끼면 그게 충분한 감정입니다.

그런데 잘 보세요. 지금을 충실하게 느끼지 못하면 마음은 충분함을 느끼지 못하여 뭔가를 더 바라고 추구합니다.

이건 충분할 수 있는데 충분을 안 느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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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하면 안 돼! 난 아직 불안하니까.

이런 패턴이 고정되면 어떤 것을 얻어도 충분함을 못 느낍니다.

충분함을 못 느끼면 뭘 대신 느끼게 되죠?

결핍감입니다.

같은 상황에서 당신은 충분함을 느낄 수도 있고 결핍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충분함은 행복감이며 또 더 확장된 충분함을 부릅니다.

그런데 결핍감은 불만족이며 그것은 또 비슷한 불만족을 부릅니다. 그래서 충분함을 느낄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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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저 충분하거든요? 전 욕심 없어요.

반면-아직 충분치도 않은데 만족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 경우 사회적으로 성공하기 더욱 힘듭니다.

돈이 없으면서도 청빈하다며 만족하고 가진 게 없으면서도 미니멀 라이프니 자연에 산다느니 하면서 자기를 합리화하는 것은?

그것은 분리해서 확장하자는 자기의 본래 목적에 태만한 것입니다.

돈도 명예도 기타 등등 많은 것이 충분치 않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적은 것에 만족하고 체념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해지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그려봐야 합니다. 그리고 충분해지면 느낌이 어떨지 상상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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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날 충분하게 할까?

그 두 가지-내가 원하는 것을 명료하게 하기-이것은 오른손이라면

내가 원하는 것을 얻었을 때 기분이 어떨지-그 고양된 감정을 느껴보는 것-그게 왼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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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있다면 난 충분할 거야! 우왕~!

우리는 언제나 두 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죠?

우리는 미친 듯이 꿈꿀 수 있고 취한 듯이 흥겨울 수 있습니다.

네! 우리 충분한가요?

그럼 더욱더 충분함을 향해 춤추듯 걸어가 볼까요?


Comments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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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9.2021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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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사실적 인물묘사까지 훅. 해 버리시네요 ㅎㅎㅎ
더 충분해 지시길...

28.09.2021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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