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도 해탈하네. 나는?


천사 하나쯤 친구로 들 가지고 계시죠?

저도 몇 명의 천사친구가 있는데 이들은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른답니다.

때론 바람 소리에 섞여 말을 걸고요.

빗방울마다 매달려 저를 보며 깔깔거리기도 합니다.

그러더니 어제는 글쎄... 음... 매미로 나타난 거 있죠?

아침에 뒷마당에서 호스로 뜰에 물을 주고 있는데 이 매미 껍데기가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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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껍데긴 매미가 빠져나간 거 맞죠? 생명이 없는 거잖아요? 그런데 스르륵 움직인 거예요!

내가 놀라서 한참 노려보았죠.

잘 보니 주변에 그런 매미 껍질이 많더군요.

문득 궁금해졌어요. 저 매미는 어디로 빠져나간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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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여기네요. 친절하게도 내게 자기 빠져나간 해탈의 자릴 보여주는군요.

해탈....................아! 매미도 해탈하네요.

우린 어디로 해탈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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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미-바로 해탈 직후입니다. 너무나 맑은 생명이군요.

저 낡은 옷을 벗는 데는 어마나 큰 용기가 필요했을까요? 너무도 익숙한 공간이었을 텐데.

그가 빠져나오자마자 훌훌 떠나는 것은 아닙니다. 몸의 습기를 말려야 하죠.

사람도 자신이 신임을 안다 하여 바로 신의 모든 권능을 구사하는 것은 아닙니다.

남아있는 과거의 프로그램, 습관은 아직 무게로 남아있어 멀리 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 습의 태변까지 놓아버리는 일이 필요합니다. 저 방울방울 보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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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미는 저리도 고운 자태로 비상을 앞두고 몸을 말립니다.

알아두세요. 이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새들의 표적이 됩니다.

당신도 그렇겠죠?

지금 당신은 육체라는 밀도 높은 파동에 잠시 놀러 온 신의 무지갯빛 파동입니다.

몇만 년을 자신이 육체라는 꿈에 취해 있다가 이제 자신이 소풍길 중이라는 것을 알아챘나요? 그렇다면 당신도 이 맑고 연약한 해탈 매미입니다.

하지만 이 상태에서 한없이 콧노래 부르고 있진 마세요. 아직 껍질 속에서 악몽을 꾸고 수많은 존재들의 거친 꿈에 다시 휘말려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런 매미는 다시 고치로 들어갈 수도 날아갈 수도 없어집니다. 그러면 새들이 날아들어 청소해버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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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나세요. 이제 날개를 건듯건듯 움직여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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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힘차게 날아오르세요. 생을 노래하세요.

그리고 아직 틀 안에서 꿈을 꾸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 노랠 들려주세요.


Comments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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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0.2021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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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귀한 사진 잘 봤습니다.
저도 아마 향기로운 소풍길 중입니다.

03.10.2021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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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김밥하고 사이다 좀 챙겨줄랍니다.ㅎ

03.10.202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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