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인문학] 덕(德)이 뭔데 쌓을까?


학창시절에 과목 중에 가장 부담 없는 것이 도덕이었습니다. 지금도 그 과목이 있나요?

그런 말랑말랑한 과목이 요즘같이 냉엄한 경쟁의 소용돌이 속에 살아남아있으려는지 의문입니다.

지금 돌아보면 참 흥미롭습니다. 무얼 가르치려 했던 제목일까요?

이 제목을 제대로 쓰려면 아무래도 노자를 초빙해야 할 것 같습니다. 도덕경은 그분의 작품이니까요. 아…그런데 저보고 알아서 진행하라시는군요. 알겠습니다.

도는 길입니다. 그런데 무슨 길일까요?

확장의 길입니다. 구속의 올무를 하나 하나 벗어버리고 대자유의 길로 가는 그 길입니다.

그런데 그 길을 가기 위해서는 연료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덕입니다.

덕(德)-그런데 재밌네요. 이 덕이라는 단어는 단 하나인데 한자는 참 여러가지입니다.

덕(徳) 덕(悳) 덕(㤫)…이 문자의 원형이 세월이 흐르면서 시대에 따라 지역에 따라 조금씩 와전된 경우도 있으니 그 원형을 찾아보겠습니다. 3500년 전 갑골문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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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문자인문학

좌측은 사람인이 겹친 모양이어서 흔히 두인변이라고 합니다. 사람간의 일에 관계되죠.

그리고 오른쪽은 눈이 보이고 아래는 마음 심(心)입니다. 이것만 가지고는 해석이 대략난감하죠?

덕이란 일종의 반물질(半物質)이랍니다. 하얗고 순수한 미세물질인데 그것이 쌓이면 존재가 선 자리가 점점 솟아오르게 되죠. 덕이 쌓여야 길이 보인답니다.

덕이 물질이기 때문에 쌓으라는 말이 있는 것이지요.

덕이 미세물질이라서 사람들의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물질입니다.

좋아요. 말이 나왔으니 덕이 어떨 때 쌓이고 어떨 때 사라지는지 알려드릴게요.

착한 일을 하면 덕이 더해집니다. 그건 짐작하셨죠?

그리고 못된 짓을 하면 덕이 줄어듭니다. 질질 새죠. 거기까지는 사람들이 어느 정도 본능적으로 알아요. 그런데 정말 사람들이 모르는 게 있어요.

힘든 일을 당할 때 덕이 쌓인다는 걸. 특히 사람으로 인해 고통 받을 때 적금 쌓이듯이 덕이 쌓인답니다.

남편이 나를 힘들게 한다. 해도 해도 너무한다 싶게 날 힘들게 한다….

이럴 때 내게 덕이 쌓입니다. 반면 남편이 내게 험한 소릴 할 때마다 그의 덕의 덩어리가 내게 날아와서 척척 달라붙습니다. 이제 마음 심이 들어가는 이유 짐작이 가시죠? 마음이 착해지면 덕이 됩니다. 다른 이로 인해 마음이 힘들어도 덕이 쌓입니다. 인내는 덕을 저축하는 훌륭한 덕목이죠.

아! 덕목(德目)이라는 단어가 나왔는데 그 안에 눈 목(目)이 들어가죠?

아까 저 덕의 갑골문에도 눈이 들어갔는데 무슨 이유일까요? 덕과 눈-덕을 쏘아주는 것이 눈입니다. 미운 눈빛을 하면 내 안의 덕이 상대에게 쏘아집니다. 상대가 날 시덥잖게 바라보면 그의 덕이 내게 넘어오죠.

그런데 혹시 양쪽 다 덕을 팽창시키는 방법은 없을까요?

진심어린 눈빛입니다. 눈빛은 원래 영혼의 창이어서 진심이 아니면 바로 티가 나게 되어 있습니다. 진심을 따스하게 데워서 바라보아주세요. 그 따스함은 상대의 얼어붙은 마음도 녹여주곤 합니다. 만일 내 따스한 눈빛을 외면하고 여전히 못되게 군다면? 그런 직장 상사이고 그런 시어머니고 그런 남편이라면?

견디세요.

그저 견디어서 덕을 쌓으시면 됩니다. 상대의 차가움에 내 순수한 마음에 균열이 가게 하지는 마세요. 세상의 그 무엇도 내 착함을 훼손하지 못합니다.

내가 허락하지 않는다면요.

그러다 보면 상대의 덕이 점점 얇아지면서 상대가 고통스러워 집니다.

나를 욕하면서도 얼굴이 일그러지죠. 괴로워서 그러는 겁니다.

스스로 덕을 팽개치고 복을 걷어차며 자신의 영혼은 편하겠어요?

얼굴색도 점점 안 좋아지고 그늘이 지게 됩니다.

그러는데도 박해 받는 당신은 고결한 낯빛을 잃지 않고 있는 것을 본 그는 더욱 분개도 하다가 결국은 임계점에 이르게 되고 표정이 바뀌기 시작합니다.

증오의 검은 연기가 다 빠져나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사람이 바뀌죠.

하루 아침에 바뀌기도 합니다. 그날이 오면 갑자기 당신을 부둥켜 안고 울음을 터뜨릴지도 모릅니다.

미안해하며 용서해달라고 할지 모릅니다. 그 순간-그런 마음을 발한 그 순간 그의 몸 속에는 새롭고 순수한 덕의 싹이 돋아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당신과 그의 덕이 서로를 바라보며 자라나기 시작합니다. 그 덕은 강력한 에너지 파장을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무엇을 끌어당길까요?

복입니다. 그리고 거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 덕이 당신을 두르는 오라의 장이 됩니다.

오라의 장-그것을 정화(精華)지기(至氣)라고도 합니다. 덕이 더욱 정묘하게 숙성된 상태를 이르는데 정화지기가 밝고 크게 빛나게 되면 세포가 바뀌기 시작합니다.

물질에서 미묘한 파동을 띠기 시작합니다. 젊음은 사실 거의 물질이 아닙니다.

파동에 가까워질수록 젊음이며 싱싱함이지요.

그러니 우리 덕을 쌓을까요?

그것을 옛사람들은 적덕(積德)이라 하였습니다. 아름다운 단어라서 문득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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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덕-문자인문학

오늘은 여기까지 할까요?


Comments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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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1.2021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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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견디며 덕적덕적 ㅎㅎㅎ

01.11.2021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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