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마케팅


문자보다는 전화를, 전화보다는 대면을 선호한다지만 텔레마케팅 전화를 받고 나면 그다지 기분이 좋지는 않다. 특히 '~~하시죠?' 라는 청유형의 물음을 들으면, 사람들이 아니오 라고 말하며 거절하기 꺼려하는 습속을 이용하는 것 같아 더욱 그렇다. 오늘의 전화에서는 똑같은 질문에 대해 아니오를 세번이나 말해야 했다. 마케터가 나에게 자신의 의지를 강제하는 것 같은 느낌에 상당히 언짢았다. 하지만 달리보면 이건 텔레마케팅 방식의 문제이기도 했다.

텔레마케팅 전화는 내가 준비하지 않은 때와 장소와 상황에 온다. 나는 텔레마케팅이 어떤주제에 대해 어떤 정보를 전달할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미리 떠올리기 어려우며, 결국 준비되지 않은 채 전화를 받는다. 텔레마케터는 내가 혹할만한 정보를 던지려하지만, 사실 그러한 정보는 마케터 회사에서 보았을 때 가장 일반적이면서도 통계적으로 사람을 가장 많이 낚을 수 있는 정보일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이고 통계적인 것은 정말로 집단 자체를 뭉뚱그린 것이라서, 개인이 처한 개개의 상황에 딱 알맞는가 하면 그렇지는 않다. 게다가 내가 원하는 정보를 충분히 얻을 때까지 전화를 몇 시간 붙들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은가. 바쁜 때에 이런 식의 전화가 오면 상당히 불쾌하다.

마케팅 방식이 조금 더 세련되면 좋을 것 같다.


Comments 2


수학자와 통계학자를 고용하여 개개인에게 필요한 물건이 무엇인지 가능성을 파악해 위협적이거나 불쾌하지 않은 방식으로 전달하는 미국 대형마트들 좀 벤치마킹하면 좋겠어요 ㅎ

29.08.2019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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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합니다. 텔레마케터로 하여금 저렇게까지 하도록 만든 내부 구조와 상황이 보여서, 좀 더 기분이 안좋았더랬습니다.

29.08.2019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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