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


kr 태그가 달린 글의 하루치, 혹은 며칠치를 훑어보듯이 살펴보면 경향이 보인다. 슬슬 커뮤니티의 체질이 바뀌어가는 모양이다. 네거티브 피드백이 걸리지 않는 사이클은 결국 어디든 종착역을 도달해야만 멈추어지는 것이며 순수한 불균형으로부터 동질함이 도출되곤 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사람들의 욕망을 살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순수하면서 근원적인 것이다. 좋은 취지와 복잡한 설계로 포장되어 있더라도 근원적인 것은 근원적인 것이다. 근원적인 것에는 좋고 나쁨을 붙일 수 없다. 그건 말그대로 고유한 것이기 때문이다. 순수하게 걸러지면 걸러질수록 불순물은 용납되기 어렵다는 점이 있다. 그 방향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판단하는 것은 개인의 가치에 달려 있다. 다만 우리가 주의해야할 것은, 순수한 것을 순수하지 않게 이야기한다거나 순수하지 않은 것을 순수하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기만하지 않고 솔직한 것이 좋다.

어차피 우주의 먼지였으니 별반 쓸데 없는 말이긴 하다.
끝.


Comments 6


kr태그로 집중되던 것이 여러 태그로 분산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22.06.2020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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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체질이 어떻다고 느끼셨는지 알고 싶군요.

22.06.2020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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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맞습니다.
결국엔 '돈'입니다.
'글'이라는 포장을 잘 입힌 채굴장,
그리고 채굴기라고 보셔도 거의 무방합니다.

공짜 다운 보팅이 활발하게 사용되었을 때에는
퀄리티에 비해 과도한 (물론 이것도 주관적인 기준이죠)
보상이 찍혀있는 포스팅에 다운보팅이 들어가곤 했는데,
좋게 보면 자정작용, 나쁘게 보면 완장질인 다운보팅은
결국 하이브 하드포크와 함께 사라지다시피 했죠.
('완장질'하던 해외 고래들은 이미 대부분 스팀 팔고 넘어갔습니다.)

제가 처음 들어왔을 때 느꼈던 스팀잇과,
지금의 스팀잇은 많이 다른게 사실입니다.

객관적으로 잘 쓰여진, 정성스레 쓰여진 글들에
어느정도의 넉넉한 보상을 부여할 수 있었던
큐레이터들이 있었던 시절도 있었지만,
그때에도 물론 선택받은 작가들이 있었죠.

소박한 일상기록이나, 허물없는 소통을 위해 들어왔다가,
들인 정성에 비해 만족스럽지 못한 글보상 금액이라던가,
텅 비어있는 댓글창을 보고 떠나간 이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달필과 졸필의 사이 어딘가에 있을 저처럼 평범한 소시민은,
그저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스팀을 매수하면서,
큐레이션 수익과, 시세 상승에 따른 자본 소득을 기다렸고요.

'좋은 글'에 '많은 보팅'이 가는게 나쁜건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스팀에 대한 자본투자는 전혀 없다시피 한 유저들이,
글보상만 받아서 유동화 후 거래소에서 매도하는 행위는
작가보다 투자자의 포지션에 가까운 저의 관점에서는
마냥 좋게만 보이지는 않았던게 사실입니다.

다시 현재로 돌아와볼까요,
하이브와 스팀잇의 트렌드 섹션을 보면,
말씀하신 것처럼 어느정도 느낌이 오죠.

제가 보는 스팀잇의 현재 상황은,
스팀매수 -> 파워업 후 임대 또는 보팅형 토큰에 투자 -> (글의 퀄리티와는 크게 관계없이) 투자금액에 따라 보장되는 큰 액수의 보팅 .. -> 반복..
일단 여기까지입니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돈놓고 돈먹기' 가 되겠네요.
보팅을 많이 받고싶으면? -> 돈 놓고(스팀 투자) 돈 먹으면(큰 보팅) 되는 상황입니다. (Simple as that!)

현상황에 노이로제를 느끼실 분들도 분명히 계시겠지만,
오히려 지금의 상황이, 작가보다는 투자자의 포지션이
압도적으로 많은 이곳의 심리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시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외부에서 볼 때에는
보는이에 따라 '고인물 파티'로 보일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투자자의 입장이라면, 내가 투자한 돈에 알파가 붙기를 바라는게 당연한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한동안 이슈가 됐었던 소위 '좋은 글'이 많아지게 하고 싶다면,
꼭 큰 투자를 하지 않아도 정성을 들여 작성한 퀄리티가 높은 글에 대한 글 보상이 넉넉해지게 만들면 됩니다.
하지만 바꿔말하면,
나의 발권력(스팀 보상 생성능력 a.k.a 보팅파워)을,
나의 보상이 아닌 타인을 위해 사용해야한다는 전제조건이 붙겠죠.

Justin Sun이 한국인이었다면,
그리고 스팀잇을 Medium이나 브런치 같은
전문 블로그 플랫폼으로 키우려고 마음 먹는다면,
어느정도 가능했을지도/할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보는 작금의 KR은.. 냉정하게 말하자면
블로깅 플랫폼 보다는 투자집단의 출석부에 더 가깝습니다.
그래도 과도한 보상이 민망하지 않게끔,
어느정도의 정성을 들여서 글을 써주시는 것에 대한 감사한 마음은 듭니다.
(극단적인 예시로.. 점찍는 수준의 포스팅 작성후 글보상을 쓸어가시는 분은 적어도 제가 보기에는 거의 없거든요.)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난다' 라는 말도 있듯이,
지금까지 남아계신 분들은,
그동안의 온갖 풍파를 다 겪고도 버텨내신
강한 멘탈의 소유자 분들만 남아계신게 아닐까 싶네요.

그러니 당장 떠나도 잃을게 없는 무투자 작가/블로거 보다는,
소액부터 ~ 목돈까지 실제로 스팀을 매수하고 스테이킹 하신
투자자 분들이 많아 남아 계신것일테고요.

스팀의 시세에 제대로된 드라이브를 걸어줄 큰 손이 들어온다던가, 비트의 가격이 전고점을 넘어 신고가를 쓰면서 비트 + 알트 불장이 온다던가, 스팀 블록체인을 활용한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 그리고 매스 어덥션이 일어난다던가.. 하는 일련의 희망을 갖고 남아계신 분들이 대부분일겁니다. (저도 그렇고요. ^^)


의식의 흐름대로 댓글을 쓰다보니 또 길어졌네요.

댓글에 들일 이정도의 정성이면
차라리 포스팅을 쓰는게 나을텐데,
머리랑 손이 따로 놉니다. 하하.

순수하게 글쓰는 것이 좋아서 들어오는 작가분이 계신다면,
저의 보팅파워를 소진해서라도
미약하게나마 보상을 챙겨드리려고
종종 개인시간을 쪼개서 매뉴얼 큐레이션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taptap 탭탭 처럼 본인의 사비를 들여 KR 커뮤니티를 위해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시는 분도 계시고요. ^^

생각을 해볼만한 글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qrwerq님! ^^

24.06.2020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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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24.06.2020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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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고찰할 수 있는 댓글 고맙습니다 ^^ 💙
우리 스티미의 미래는 이렇듯 변화 할 수 있는
힘이 남아 있습니다~!

항상 행복한 💙 오늘 보내셔용~^^
2020 스팀 ♨ 이제 좀 가쥐~! 힘차게~! 쭈욱~!

24.06.2020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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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의 댓글 감사드립니다. 3개월 전의 주제라서 아마도 이 주제도 어쩌면 지금 시점에서는 고착화되어 다소 식상해졌을지도 모르겠지만, 본질적인 부분에 대해 @y-o-u-t-h-m-e 님의 시선에 상당부분 동감합니다.

제 생각엔 앞으로도 투자친화적 성향의 네트워킹 플랫폼으로 가지 않나 싶습니다. 이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이 들진 않고요, 자체적으로 변화하는 - 자연스러운 수순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만 투자자 관점을 가지지 못한 창작자는 발붙이기 어려울 것이고, 창작을 위해 들어온 창작자도 결국 투자자로 전환하게 되거나 투자자로서의 진입을 고민하게 되는 상황이 꾸준히 일어날 것이라고 봐요. (그리고 대체로 전자보다는 후자가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제가 경계하는 건, '당신의 컨텐츠가 제대로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던가, 제 값을 받을 수 있다'와 같은 (지금의 현실과는 조금 다른) 구호들로 창작자들이 기만당하는 것입니다. '당신의 컨텐츠는 당신이 일정 부분이상 투자를 했을 때 수익을 낼 수 있다. 컨텐츠의 질은 별론으로 하고.'가 더 적절해보이거든요. 이 구호가 솔직하게 나타나지 않으면, 잠깐 들렀다가 사라지는 경우가 꽤나 많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여튼 다시한번 부족한 제 글에 긴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보잘것 없는 제 글이 댓글로 인해 풍성해졌네요.

20.09.2020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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