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교과서 같은 책을 사모으는 행위를 상당히 좋아한다. 교과서에는 다른 책에서 볼 수 없는 핵심 개념들이 요약되어 있기도 하고, 단위 활자당 가격이 상당히 낮다는 생각에 가성비 좋은 지식의 구매라는 관점에서 그렇다. 여기서 '읽는다'가 아니라 '모은다'라는 단어에 주의하도록 하자.

사서 쟁여둔다고 하여 그걸 모조리 다 읽는가 하면 그렇진 않다. 오히려 내가 원하는 때와 장소에서 지근거리에 닿는 정보가 있다는 것은 안심되는 일이며, 찾아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예비해둔다는 면에서 즐기는 것이지, 모조리 지식을 씹어먹겠다는 성정을 가지고 있었다면 하루가 168시간이었더라도 모자랐을 것이다.

더운 여름이 어느덧 지나갔다. 지금까지 살면서 인생의 항로를 다잡는 순간을 떠올리라면, 이번 여름은 단연코 다섯손가락 안에 들으리.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