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특히 오프라인에서)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 중 하나는, 도움을 받은 상황에서 상대방이 감사를 표할 줄 아는가를 살펴보는 것이다.

혈기 왕성한 시절의 나는, '사람이란 무릇 혼자서 나아갈 줄 알아야지' 와 같은 이상을 마음에 품고 사람들과의 도움을 주고 받지 않고 모든걸 혼자서 해내는 것을 미덕으로 여겼다. 하지만 조금 머리가 굵어지고 나니 사람들과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고 어떤 상황에서는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빚지는 것은 싫어하는 성격 탓에 아직도 도움을 청하는 것은 도움을 주는 것보다는 잘 하지 못하는데, 그러다보니 도움을 주고 나서 돌아오는 상대방의 반응을 접할 때가 꽤 많다. 정말로 고마워서 어쩔줄 모르고 어떤 형태로든 내가 필요한 때에 돌려주는 친구부터, 입을 싹 닫고 모른체하는 인간까지 다양한 범주를 살펴볼 수 있는 것은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행위가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나는 감사할 줄 모르는 인간에 대해서는 그냥 손절을 한다. 어차피 도움을 주고 받는 균형을 제로섬으로 맞추는 것은 불가능하고 (각자 도움의 형태도 다르고 양도 다르며 요구되는 시기와 상황도 다르다) 적선한 셈 친 다음 내 갈길을 가는 것이다. 감사할 상황에 감사를 표현하는 것은 사람에 대한 예의를 얼마나 갖추고 있는 지에 대한 척도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Comments 2


공감합니다.ㅎ
살면서 보니 '예의'가 참 중요하더라구요.

07.12.202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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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생의 많은 것을 나타내는 척도가 아닐까 합니다 :)

07.12.202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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