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


최근 몇달간은 정체되어 있었다. 불가항력에 따른 정체였으나 이유를 막론하고 정체한다는 생각이 들면 견디기 어렵다. 순간을 누리고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미래를 대비하여야만 하는 것이, 가진 것 별로 없고 물려받을 것 별로 없는 빈한 자의 숙명이려니, 남들보다 더 가지는 것은 당연히 어려운 걸 알고 남들만큼은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하긴 '남들만큼만' 이라는 기준이 실은 상당히 추상적이어서, 보통의, 평범한, 중간의, 별탈없는... 이런 수식은 사람을 지치게 만들 때가 있다. 어떤 부분은 당연히 남들보다 못할 것이고, 어떤 부분은 운이 좋게 남들보다 나을 것이기에, 모든 부분을 규격에 맞추어 여기까지 해야한다고 스스로에게 당위를 부여해버리면, (아주 예전에 '피로사회'라는 책에서 지적했듯이) 스스로 갈아넣으며 무척 피곤해질 것이다.

정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언제나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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