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책에 대한 인식


중고로 책을 팔다보면, 사실 "중고"책에 대한 인식이 왜곡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대체로 사람 손을 탔거나 새책이라고 부르기는 어려운 - 사용감 흔적이 어느정도 있거나 가정된 것을 "중고"로 인식하지만, 가끔은 사람(정확히 이야기하면 개인)을 거쳐갔다는 이유하나만으로 중고로 판별되는 것은 결국 인식의 문제일 것이다.

대형 서점도, 소형 서점도, 판매자 개인도 모두 책에 있어서는 거쳐가는 게이트웨이일 뿐이다. 낙서나 접힌 흔적 등과 같은 사용감이 없는 책의 경우에도, 단순히 거쳐갔다는 이유로 중고 취급을 받는다면 불합리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나는 비닐로 포장된 새책의 경우에도, 단순히 내가 가지고 있었다는 이유로 중고로 팔게 된 경험도 몇 있다.)

게다가 문제는, 품질 등급 "최상"으로 분류된 경우 사람들이 새책에 준하는 컨디션을 요구하고 실제로 기준에도 그렇게 적혀있다는 점이다. 가끔은 새책보다 더 엄격한 컨디션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면 새책을 사지 왜 중고책을 사는가? 값은 새책보다 덜 주면서 상태는 새책 혹은 그보다 더 엄격하게 요구한다? "합리적" 소비자의 행동으로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나, 이런 식으로 중고책 시장이 운영되어서는 사실 곤란하다.

새책을 중고로 팔면 안된다고 하면서, 컨디션은 새책을 요구하는 건 분명히 모순이고 갑질이다. 하나만 하자. 하나만. 플랫폼에서도 "최상"이라는 품질의 명칭 대신 그냥 "새책과 동일"이라고 바꾸든지.



Comments 1


물론 "도서 정가제" 때문에, 각 거대 서점들이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한다는 걸 알기는 한다.

29.08.2021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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