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 나는 네가 오줌을 흘릴 때부터 알아봤다 01


1

지우는 화장실에 올 때마다 바닥에 떨어진 오줌이 신경 쓰였다. 한 걸음만 바짝 소변기에 붙으면 흘리지 않아도 될 오줌이었다. 지우는 도대체 누가 저렇게 오줌을 흘리는 건지 궁금하기에 이르렀다. 지우는 화장실 문과 가장 가까운 1번 소변기에 앞에 흘려 있는 오물을 피해 2번 소변기 앞에 서서는 시원하게 볼일을 봤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1번 소변기를 애용하던 그였다. 하지만 저 오줌을 밟는다면, 신발에 붙어 사무실 바닥까지 오줌으로 더럽혀지리라 생각하니, 1번 소변기를 사용하기 싫어졌다.

‘도대체 누구야? 앗, 더러워. 설마 이번에 새로 온 류 팀장?’

지우는 화장실 바닥에 묻은 오줌을 보며, 최근에 갑자기 생긴 일이라는 것을 상기했다. 그렇다면 최근에 10층에 새로 온 사람의 짓임이 분명했다. 최근에 10층에 새로 온 사람이라면 류 팀장 한 명뿐이었다.

그는 류 팀장을 떠올렸다. 매일 소리나 벅벅 지르고 아랫사람들을 갈구는 게 취미인 사람. 그는 류 팀장이 미웠다. 짝사랑하는 나영이가 그를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지우와 나영인 고등학교 동창이었다. 지우는 그저 그런 보통 남학생이었고, 나영인 인기 많은 여학생이었다. 둘은 같은 아파트 바로 앞집에 산다는 이유로 어려서부터 친했다. 그래선지 나영인 지우를 남자로 보지 않고 있었다. 나영인 류 팀장을 친구 소개로 만났다고 했다.

지우는 사진으로 대충 봤던 류 팀장이 자기 회사에, 그것도 자기 팀에 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하긴 누가 그런 상상을 하겠는가. 닮은 사람이겠지 생각했지만, 이름을 확인하고는 절망하고 말았다. 왜 하필 같은 회사에, 그것도 같은 팀에, 그것도 상관으로.

2

이 건물의 화장실 청소를 책임지고 있는 한수경. 그녀는 10층 사무실 직원들을 한 명씩 생각해봤다. 이 건물에서 일한 지 2년 동안 단 한 번도 없던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10층 직원들은 대부분 고학력자여서 그런지 화장실이 매우 깨끗했다. 남자 화장실이든 여자 화장실이든 모든 직원이 화장실을 깨끗하게 이용해서, 10층 화장실 청소는 언제나 쉬웠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남자 1번 소변기 옆에 오줌이 떨어져 있는 걸 발견했다. 그녀는 분명 새로 입사한 직원일 거라고 확신했다. 지금까지 이런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범인은 단 한 명. 류 팀장이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분명 그놈이야. 그놈이 새로 온 다음부터 이렇게 바닥에 오줌이 떨어져 있으니까 그놈이 맞아. 미친놈의 새끼, 왜 오줌을 질질 흘리고 지랄이야? 거시기가 병신인가? 쯧쯧!”

그녀는 불만을 내뱉으며 대걸레로 화장실 바닥을 빡빡 문질러 댔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이놈은 분명 지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놈일 거야. 쯧쯧!”

그녀는 혀를 연신 차면서 더 힘차게 걸레질을 했다.

3

“이게 뭐야? 일을 이딴 식으로 해서 월급이나 제대로 받겠어? 똑바로 해. 어!”

사무실에 류 팀장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누가 들어도 화가 잔뜩 났다는 걸 알 수 있는 목소리였다. 입사한 지 겨우 일주일 된 류 팀장은 마치 1년 넘게 다닌 사람인 것처럼 아랫사람들을 갈구는 일에 열정적이었다. 그의 팀원들은 류 팀장의 갈굼 때문에 단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다.

(다음에 이어서...)


Comments 2


류팀장, 목소리만큼 오줌발은 시원찮았던 거야?

10.04.2020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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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요. ㅎㅎㅎㅎㅎ

11.04.2020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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