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zzan 이달의 작가상 공모 | 시 부문 | 제목 : 우산


제목 : 우산

교실 창 밖으로 비가 내린다. 아침엔 햇빛이 쨍쨍했기에 소년은 날씨가 얄밉다. 아직 2교시. 학교가 끝나 때까진 아직 두 시간이 남았다. 소년은 소절없이 내리는 비를 보며 멈추기를 바란다. 반 친구들은 비가 온다며 난리다. 우산을 가져온 친구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비는 멈추지 않고, 결국 4교시를 마치는 종이 울려 버렸다. 소년은 가방을 느릿느릿 챙기고 교실 청소도 도와준다. 오늘 교실 청소 당번이 아니었지만, 그 짧은 시간에라도 비가가 멈추길 바랐다. 하지만 교실 청소가 모두 끝나고 청소 당번도 모두 집으러 간 텅 빈 교실. 아니는 청소를 하지 않았으면 보게 됐을 장면이 떠올랐다. 엄마들이 우산 두 게를 들고 학교로 찾아온 모습. 아이들은 엄마를 부르며 우산 하나를 쥐고 집으로 가는 모습. 소년은 그 모습이 너무 싫었다. 우선 없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는데 혼자 비를 맞고 걸어야 한다는 게 너무 창피했다. 소년은 없다. 할머니는 일을 하신다. 모두 하교하고서야 교실에서 나온 소년. 계단 입구엔 아무도 없다. 소년은 걷기 시작했다. 비를 적게 맞으려고 뛰지도 않았다. 머리가 젖기 시작했고 어깨가 젖었다. 그리고 위에부터 옷이 젖었고 속옷도 젖었다. 분명 책가방 속의 교과서와 공책도 다 젖었으리라. 소년은 일부러 더 천천히 걸었다. 속옷은 물론, 마치 물에 빠진 사람처럼 온 몸이 홀딱 젖길 바랐다. 소년은 울었다. 나는 왜 엄마가 없을까? 나는 전생에 어떤 죄를 지었을까? 나는 태어난 것부터 저주였을까? 소년은 오늘의 일을 잊지 않으려고 읽기를 썼다. 엄마, 울지 마. 난 우산 없어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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