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 조금만 참아


어제는 치과에 다녀왔다.
예약 시간을 맞춰 갔는데도 대기시간이 길었다.
환자들은 마스크를 하고 하나 같이 스카트폰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었고
나 역시 그 중 하나였다.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해 질 무렵 70대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들어오신다.
몸이 무거운 편이라 이층이지만 계단을 올라오시는 것도 힘 드셔서 거친
숨소리를 내신다. 빈자리를 찾아 두리번거리시다 내 옆에 바짝 앉으신다.

그런데 이 아주머니 마스크가 없으시다. 내가 직접 지적을 하기도 그렇고
간호사에게 눈짓을 했다. 간호사가 마스크 꼭 쓰셔야 한다고 말씀드려도
막무가내다. 그걸 쓰면 도무지 숨을 쉴 수 없어서 못 쓴다고 하시며 그대로
앉아 계실 태도다. 주위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 아주머니께로
쏠린다. 그제야 궁색한 변명을 하신다.

옷을 갈아입고 나오시느라 주머니에 있던 마스크를 두고 오셨다고 하면서
다음엔 꼭 쓰고 오겠다고 하시는데 옆에 있는 나는 정말 난감했다. 집 앞에
있는 치과를 가면서 여분의 마스크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하는 수 없이 화장실 가는 체 하고 슬그머니 일어섰다.

그런데 어린 손녀딸을 데리고 오신 아주머니께서 가방에서 여분의 마스크를 하나 꺼내주시며 가방에 마스크를 넣고 다니시라고 하신다. 고맙다고 인사를 하며 받으신 아주머니께서 마스크를 쓰시는데 이번에 코를내놓고 쓰신다. 코 나오면 안 되니까 잘 덮어쓰라며 간호사가 도와드리자 이 분은 계속 숨을 못 쉬겠다고 코가 나와야 한다고 하시며 실랑이 벌이는 통에
간호사 얼굴이 잘 익은 사과처럼 빨개진다.

조금 떨어진 곳에 앉아 잠자코 이 광경을 지켜보던 남자가 한 마디 한다.

아주머니 저도 숨차고 안경에 습기 차면 앞도 안 보여요.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참고 쓰는 거예요.
내 생각만 하면 안 되고 주변 사람들도 생각해서 제대로
쓰셔야합니다.
지금 여기 아기들도 있는데 계속 그러시면 아주머니 치료 끝나실 때까지
여기 있는 사람들 다 밖으로 나가야 할까요?”

그러자 아주머니 대답이 기가 막힌다.

뭐 조금 있으면 어차피 다 벗고 입 벌리고 있을 텐데 뭘 그래
조금만 참아...


Comments 2


해도 너무 하네유... ㅠㅠ

지하철 차량 한 칸 전부를 대피 시키는 행패 부리는 민폐객

세상엔 너무나도 나 밖에 몰라 하는 지구를 떠나야 할 인간 말종들이 많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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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행복한 💙 오늘 보내셔용~^^
2020 스팀 ♨ 이제 좀 가쥐~! 힘차게~! 쭈욱~!

06.09.2020 07:40
0

저 꺼림칙해서 혼났어요.
짧은 순간이지만
싸울 수도 없고...

07.09.2020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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