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15 기록] 승자에서 패자로, 강자에서 약자로


연어입니다.


승자가 드러나는 원리가 궁금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승자를 가리는 메커니즘은 학문으로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되려 베팅 이론 같은 것을 증명하고 체득하는 과정이 도움이 되었다고나 할까.

그렇게 어렴풋하게나마 알게 된 것들이 현실에서 어떻게 나타나고 실전에선 어찌 적용해야 하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정치권에 몸담기도 했고, 이후엔 금융권을 두드렸다. 두 영역 모두 승자를 가리고 승자가 되기 위해 도전을 이어가는 치열한 무대였다.

돈을 잃지 않고 벌기 위해, 권력을 놓치지 않고 쟁취하기 위해 참여자들은 승리를 도모한다. 큰 돈을 벌어 정승처럼 쓰기 위해 개싸움을 마다하지 않아야 하고, 사회적 약자까지 보듬기 위해 선거에서 이겨야 한다. 아이러니인가? 이겨야 뭐라도 해볼 수 있는 세상...

두 영역에서 부대끼다보니 행복과 점점 멀어지는 듯했다. 주변인들이 판판이 나가 떨어지는 모습도 지켜봐야만 했다. 이론으론 흥미로운 모델이었는데, 실제 참여자가 되니 감수해야 할 것들이 많았다.

나는 왜 블록체인에 매료되었을까? 단순한 원칙이 반복되는 이 세상에서 무엇을 읽어보겠다고 했던 것일까? 그 때는 잘 몰랐는데, 허전함의 일부를 채워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정보를 분산한다. 네가 보는 것도 원장, 내가 보는 것도 원장. 너나 나나 오리지널을 보게 되니 정보에 차별이 없다.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다음 블록으로 넘어갈 수 없다. 블록의 완성으로 전체 네트워크는 동기화 된다. 누락과 소외는 없다.

이런 원칙을 코딩으로 구현해 낸 블록체인. 투자 가치를 느꼈고 지갑을 꺼냈다. 어설프게 발길을 들였다.

스팀잇은 그런 느낌을 증폭시킨 플랫폼이었다. 물론, 강한 파워로 시작하고 싶어 돈질도 했고, 룰을 확인하며 더 높은 보상 획득 방법도 체득했다. 강자가 되기 위한 본능적 행동을 피할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스팀잇엔 가능성이 있었다.

약자도 참여하고, 소기의 성과를 이뤄낼 수 있는 함의된 체계.

그 가능성은 여전히 지속된다. 약육강식의 전쟁터에서 강자든 약자든 함께 손잡고 갈 수 있는 사람맛 나는 세상이 조금은 더 가능한 영역이다. 내가 이 세상으로 관심을 돌린 것은 꽤 잘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잘 되었으면 좋겠다. 스팀잇이. 스팀 블록체인이.


Comments 3


살아남는자가 강한법이죠. 스팀잇도 계속 블록체인세상에서 살아남기를..

15.07.2020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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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보는 따뜻한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15.07.2020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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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스팀잇이 기반을 잘 다져 불장이 왔을때
리딩코인으로 도약하길 바래봅니다.ㅎㅎ

15.07.2020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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