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01 기록] 건강한 몸으로 후반기를 시작하다


연어입니다.


음식 만드는 데 처음으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군생활 때였다. 기본군사훈련과 특기교육을 마치고 자대 배치를 받았는데 마침 그 즈음이 방위제를 축소하고 기간병으로 모든 업무들을 대체하던 때였다.

정식으로 이발, 급양, 보초 특기 교육을 받은 기간병들이 방위병들을 대체할 때까지 몇 달은 버텨야했기에 각 부대는 신병들 중 차출이나 지원을 통해 땜빵을 해야했던 것이다. 막 초여름을 앞둔 때 우리나라에서 가장 덥다는 곳에 배치를 받았은 터라 이왕 고생하러 온 김에 이것저것 경험 좀 쌓아보자고 대뜸 지웠을 했던 것이었다.

한 달 예정으로 되어있던 업무는 약속과 달리 두 달로 늘어났고 그 동안 이런저런 우여곡절을 겪긴했지만 생전 처음으로 남을 먹일 음식이란걸 만들어 보았으니 그 즐거움이 상당히 크긴 했다.

하지만 휴가때 나름 배워온 솜씨로 가족들을 위한 음식을 만든답시고 했는데 아버지께서 그냥 고추장에 슥슥 비벼 드시는 것을 보고선 이내 흥미를 잃고 말았다. 다양한 재료로 맛과 향을 음미해보시라 만든 것을 고추장 한 방으로 날려버리셨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나도 뭐 원래 음식만드는 소질이 있던건 아니었으니 반짝 기분을 내본 셈치고 접었던 것이었다.


'요리'라고 할 수준은 안되고 그저 '조리' 정도의 수준으로 살던 내가 다시금 음식을 만드는데 관심을 쏟은건 상해에 거주할 때였다. 식당에서 주문이라도 하기 위해선 오만가지 음식들의 이름을 알아야했는데 가만보니 음식 이름만 잘 알아도 이게 어느 지방에서 유래했고 어떤 재료를 어떤 방식으로 만든 것인지 알 수 있는 것이었다.

퇴근 후 집에 들어가다 보면 집 대문을 활짝 열어둔채 요리하는 남자들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 인덕션 위에서 웍질을 하는 내공들을 보곤 나도 저런 요리법을 배워두면 인생 참 재미있겠다 싶어 다시 몸이 근질근질하기 시작했다.

한 번은 서점에서 각 지역별 음식 종류와 요리 방법을 설명한 시리즈 책을 왕창 사다놓았는데 아쉽게도 그 책들은 한국으로 가져오지 못했다. 원래 두 번 정도 오가면 짐을 정리하려 했는데 한 번의 귀국으로 모든 것을 마무리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 책들은 중국 친구에게 모두 줘버렸으니 내겐 하나도 남아있지 않게 된 것이다. 몇몇 요리들은 완전 가정식이라 현지 식당에 가더라도 좀처럼 볼 수가 없는 것이었기 때문에 아직도 아쉬움은 크다.


세 번째 음식만들기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어제로 마감된 2020년의 상반기였다. 이건 내 몸과 마음을 살리기 위한 일환이랄까. 많은 사람들이 내가 먹는 음식이 곧 내 자신이라는 얘기들을 하는데 이건 정말 대대손손 배워나가야 할 인생철학 1호가 아닐까 싶다.

특히나 음식의 음양조화를 중시하는 한국에서도 그렇지만 요즘은 서양 의학계에서도 음식과 몸의 상관관계에 대해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듯하다. 재미있는 것은 우리의 장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많은 미생물들이 우리 뇌의 판단에 직간접 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으니 소장-대장이 제2의 뇌라는 얘기가 하나도 틀린 것은 없는 셈이다.

혹시 평소에 짜증을 잘내고 있다면 자신이 어떤 음식을 먹고 있는지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아마도 영양과 에너지가 충분히 못한 음식을 먹고 있을 확률이 크다. 거꾸로 얘기해서, 음식을 통해 높은 영양과 에너지를 흡수하면 몸과 마음에 여유가 생기게 되고, 그 여유만큼 스트레스와 짜증을 받아넘길 수 있는 것이다.

내 몸은 내가 알아야 하고, 그 몸에 맞는 최적의 음식과 요리법을 알고 조화롭게 골라 먹어야 한다. 그것이 이것저것 해야할 것이 많은 와중에서도 제1로 삼았던 철칙이었다. 알게 모르게 변화를 주어가며 몸의 반응을 체득할 수 있었고, 덕분에 앞으로 내가 어떤 음식들을 베이스로 삼아 살아가야 하는지 체득하게 되었으니 길게 보면 이 반년의 시간이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의 인생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 것인지 알게 될 것이다.

또한 내가 나름의 영향력을 잘 발휘해 나갈수록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지 않겠는가? 자신의 몸조차 잘 모르고 마구잡이로 음식을 섭취하는 사람이 장기적으로 타인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칠 확률은 많지 않을 것이다. 늘 잘 먹고 생기있는 얼굴로 타인에게 웃음으로써 대하는 사람들이 더 돋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이제 7월이다. 2020년의 후반기는 더 힘차게 시작해 봐야겠다.


Comments 4


Hello jack8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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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7.20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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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최고지요.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01.07.2020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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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가 아닌 조리...ㅎㅎㅎ 저는 죠리는 될 것 같습니다. 연어님 오랫만에 글 보니 우리 동네 예단포에서 식사했던 기억이 아스라하네요.

01.07.2020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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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jack8831님

랜덤 보팅 당첨 되셨어요!!

보팅하고 갈께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Turtle-lv1.gif

01.07.2020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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