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역대급 볼삼비를 역이용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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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 BY-SA 2.0, photo by Keith Allison from Owings Mills, USA

오늘 류현진이 2019시즌 10승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한 경기에서 7실점을 하며 무너졌지만, 여전히 메이저리그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두는 투수입니다. 10일에 예정된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서도 그냥 선발이 된 것이 아니라, 스타팅피처로 나섭니다. 말 그대로 최고 선수로 예우를 받고 있죠.

저는 오늘 경기를 실시간으로 보진 못했지만, 뒤늦게 영상클립을 몇 개 보며 눈에 띈 장면이 있었습니다. 바로 세 개의 볼넷과 류현진 인터뷰였습니다. 일단 류현진이 올시즌 처음으로 한 경기 볼넷 세 개를 준 것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마이어스가 저에게 잘 치는 선수이기 때문에 그냥 무리하지 않고 치기에 좋지 않은 공을 던지려 했습니다"는 식으로 답했습니다. 그 전엔 볼넷에 대한 인터뷰를 받으면 "볼넷을 줄 바엔 홈런을 맞는 게 낫다"고 말하곤 했는데요. 오늘은 그렇게 싫어하는 볼넷을 의도적으로 줬다고 답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세 차례의 볼넷 장면을 찾아봤습니다. 마이어스에겐 그냥 준 볼넷이 맞고, 킨슬러에겐 사실 존에 걸치게 던진 승부구였는데, 그게 볼 판정을 받은 것이었습니다. 의도적 볼넷은 아니었죠. 마지막 마차도에게 준 볼넷 역시 볼카운트가 불리한 상황에서 존에 걸치게 커터를 던지더군요. 이것도 다분히 의도적입니다. 볼넷을 주더라도 치기 좋은 공은 주지 않겠단 것이죠.

그걸 보며 저는 류현진 선수가 새로운 메시지를 메이저리그 타자들에게 줬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정말 영리한 선수죠. 지난번 콜로라도 전에서 타자들이 볼카운트가 몰리자, 여지없이 스윙을 했습니다. 특히 류현진의 천적 아레나도는 그걸 염두에 두고 노려 쳐서 홈런을 만들어 내더군요. 류현진이 볼넷을 주지 않는 투수니, 타자들은 그걸 이용해 타격을 한 것이었죠.

류현진은 오늘 경기에서 그걸 역이용했습니다. '앞으로 볼넷도 줄 수 있다, 그러니 볼카운트 몰린다고 노려치지 말아라', '볼넷도 염두에 둬라, 내 투구를 쉽게 예측하지 마라'는 메시지를 준 것이 오늘 볼넷을 준 이유라고 봅니다. 볼넷을 안 주려고 무리해서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않았습니다. 그게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었죠.

볼넷을 주지 않는 투구는 류현진의 트레이드마크입니다. 저는 이걸 포기한 게 상당한 의미라고 봅니다. 왜냐면요. 류현진이 연말에 최고의 투수로 인정 받기 위해선 기록으로 드러나는 압도적인 부분이 있어야 합니다. 특히 지금 경쟁하는 슈어저는 압도적인 탈삼진 능력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출처 : MLB.com

슈어저는 9이닝당 탈삼진이 12.5개로 8.17개인 류현진을 크게 앞섭니다. 이닝소화력도 더 뛰어나고, 대표적인 몸값 지표인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도 슈어저가 류현진에 앞서고 있습니다. 다만 류현진은 볼넷을 거의 내주지 않았습니다. 올시즌 이번 경기만 제외하면 볼넷이 7개에 불과했습니다. 그로 인해 볼넷대비 탈삼진 비율(K/BB)도 압도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볼넷만 3개를 주며 이 수치가 확 나빠졌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메이저 1위이지만, 2위와의 격차가 상당히 줄었습니다.

류현진이 앞으로도 볼넷을 많이 주진 않겠지만, 이전처럼 강박적으로 볼넷을 안 주는 경기를 하진 않을 듯 합니다. 타자들을 현혹시키기 위해선 적당히 볼넷도 주는 것이 효과적이니까요. 그가 여지끔 공언했던 "홈런보다 볼넷이 싫다"는 말을 바꾸며 이젠 "의도적으로 볼넷을 줬다"는 인터뷰도 경기에선 의미있게 작용을 하겠죠.

류현진이 이런 전략의 수정을 혼자서 한 것인지, 허니컷 투수코치와 의논한 것인지가 궁금하네요. 이런 전략을 혼자 세웠다면 정말 운동능력 뿐 아니라 지능도 천재적인 선수가 아닐 수 없습니다.


Comments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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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롭고 여유로운 스팀짱입니다^^
05.07.2019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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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고맙습니다!

05.07.2019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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