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자영농노의 삶-밀린 주말일기> 허리케인 Dorian/ 면허증 장롱에서 꺼내기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가 허리케인이 가장 극성인 시즌이다.
2년전에 Irma가 왔을때도 딱 그 때였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Dorian이라는 허리케인이 온다고 했다.
다행히 세인트 마틴은 허리케인 가장자리 부분이 조금 스쳐 지나갈 것으로 예상이 되었다가 거의 영향이 없이 지나갔다.
그리고 지금은 플로리다 쪽으로 향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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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에도 일기를 쓰려고 마음을 먹고 이 사진을 캡쳐해 놓았는데
헤헤..

그래서 뒷북치는 정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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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간 고생했다는 의미로 알바생과 점심을 먹기로 약속을 해둬서
이 날은 아침 일찍 일어나 장을 보러 다녔다.
연평균 기온이 30도 정도로 항상 덥기 때문에
장보러 다닐때 꼭 아이스 블럭, 아이스 박스, 쿨백을 항상 가지고 다닌다.
조금이라도 더 신선함을 유지하고 싶어서.
사실 여기 많은 식당들이 그런거 별로 개의치 않고 냉동이든 냉장식품이든 차 트렁크에 대충 그냥 막 실어서 가는 것을 항상 본다.
아니 뭐 식당까지 가는데까지 얼마 안걸린다 그래도..
냉동 고기나 해산물 같은거 뜨거운 차 안에 그대로 그렇게 운반하는거는 좀 ㅠㅠ
쿨백도 난 좀 불안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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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생이 직접 고른 식당
Sol e luna

부모님이 누나와 함께 프랑스로 휴가를 떠나고
저 혼자 덩그러니 여기 남아 있는 알바생.
사는 곳이 Terre basse 라는 나름 부촌(?)에 있는 외진 곳이라 우리가 픽업하러 갔다.
근데 재밌는게, 나는 또 이 곳에 와서 처음 접한 풍경으로.
동네 자체에 사설 경비 업체가 있어서 이 동네로 들어가려면 초소 같은데를 지나가야 한다.
한국이야 대단지 아파트 입구 같은데서는 자주 봤지만
내가 흙수저 출신이라 그런지 한국에서 부촌에 딱히 가볼 일이 없어서 그랬나 동네자체에 이런게 있는것은 진짜 여기 와서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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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 하우스도 같이 하고 있는 곳이라서 그런지 식당 안에 작게 수영장도 있다.
언젠가 남편한테 기분도 낼겸 기념일이나 휴가때 여기 와서 1박 해보는 것도 재밌겠다며 즉석에서 가격 조회를 해보고 바로 마음 접었다. ㅎㅎㅎㅎ

우리 남편이 알바생에 비해 유난히 동실동실 작게 나온것은 착시현상이 절대 아님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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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스틱? 플렌테리어? 느낌으로 인테리어를 해놔서 나름 싱그러운 분위기가 괜찮다.
뷰는 사실 별로인게, 저 앞에 보이는 황토색의 물이 저수지 같은건데 올해 비가 많이 안와서 말라 비틀어졌고, 탁하고, 냄새도 남..
식당 내부 분위기만 싱그러운걸로..ㅋㅋㅋ

근데 음식은 매우 괜찮다.
점심 시간에만 특별히 24유로에 에피타이져, 메인, 디저트 이렇게 3 코스 요리를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내 생각엔 세인트 마틴 가성비 갑 식당이다. ㅎㅎㅎㅎ
우리도 토요일에 외식하고 싶을 때는 거의 여기로 간다.
차로 20분 내지 막히면 30분걸리는 곳임에도 굳이 여기로 온다.
저녁엔 한 번도 온 적이 없다.
왜냐하면 메인 메뉴 하나만 35유로 정도 부터 시작해서 ㅋㅋㅋㅋㅋㅋ

내가 장사를 하다 보니...
하.. 둘이서 밥 한끼 먹으려면 우리가 파는 음식을 몇 인분을 팔아야 되는거야.. 이런 계산이 안들래야 안들수가 없다. ㅎㅎㅎㅎ

이 날의 메뉴 라인업은 이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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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인데 난 잘 못읽겠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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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이 좀 적어 보이지만
사실 성인 남성도 먹고나면 딱 기분좋게 배부른 정도이다.
가끔 어떤 식당에 가면 커다란 접시에 별로 맛없는 음식들을 가득 올려 주는 곳이 있다.
양으로 승부를 보는 것 같다.
(북미 영향을 많이 받은 문화인것 같기도 하고.. 아님 그냥 여기 문화인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그런 접시에 담긴 음식을 먹고 나면 양에 질려서 한 번 먹고는 다시는 먹고 싶지 않은 그런 느낌이 들 때가 있다고 할까.
그래서 나도 일할 때 음식양 조절을 하는 편이다.
너무 많이 주문한 것 같은 손님들에게는 꼭 다시 한 번 확인 한다.
너무 많이 주문한 것 같은데 먹어보고 부족하면 더 주문하는게 어떻겠냐고 제안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너무 불쾌하게 배불러 돌아가지 않도록.
그리고 역시 음식이 남아서 그릇이 돌아오면 나도 불쾌하기 때문에 ㅋㅋㅋ

이 날 선택한 음식들은 다 맛있었다.
나도 남편도 알바생도 매우 만족.

다시 알바생을 모셔다 드리고
시간을 보니 오후 2시 남짓
오전 일찍 움직였더니 이것저것 하고서도 시간이 많이 남은 것 같아서
운전 연습을 했다.
한국에서 운전면허 딴게 아마도 2007-8년 무렵이다.
그 뒤로 한 번도 운전이란걸 해본 적이 없어서 사실 무면허라고 봐도 무방하다 ㅋㅋㅋ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도 브레이크와 엑셀 위치를 헷갈려 하고 있다.

아무튼 내가 운전을 못하니까 그래서 가끔, 아주 가끔 불편하다고 느낄 때가 있다.
혼자 쇼핑을 좀 가고 싶다거나, 할 일이 많아서 남편과 따로 움직이면 참 효율적이고 좋을 것 같다고 느낄 때나, 남편은 집에 있고 싶지만 나는 나가고 싶을때나, 기타 등등 이럴때 운전을 못하는게 아쉽다.

남편에게 몇 번이나 연수를 해달라고 졸랐는데
여기 사람들 운전 완전 험하게 해서 안된다는 둥
자기 빼고 어딜 그렇게 돌아다니려고 그러는거냐는 둥
피곤하다는 둥
갖가지 핑계로 도와주지 않더니 이 날 어쩐일로 흔쾌히 수락했다.
낮이라 텅텅빈 카지노 주차장에 가서 전진 후진 좌회전 우회전 연습을 하고 주차도 했다.

물론 아무 차도 없는 곳에서 ㅋㅋㅋㅋ
남편이 제발 속도 좀 올리라고 답답해 할 정도로 천천히 운전했다.
그래도 운전은 넘나 무서운 것.
막상 면허를 딸 때는 어려서 그랬는지 재밌고 겁난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떨리고 긴장된다.

블랙박스 속 김여사님 동영상을 너무 많이 본 것 같다..
나도 영상 속 주인공이 될 것만 같아..


Comments 3


매일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28.08.2019 00:49
1

읽어주셔서 제가 감사합니다 ㅎㅎ

28.08.2019 23:06
0

플로리다 쪽으로 가면 달팽이님네 걱정인데요, 허리케인.
판매하시는 음식도 좀 보여 주세요. ㅎㅎ

29.08.2019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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